7. 제대로 보여준 ‘뿌리 깊은 나무’: 드라마에 나온 환도 패용 방식





SBS
에서 세종대왕을 주제로 ‘뿌리 깊은 나무’라는 드라마를 방영했습니다. 드라마 자체야 스토리가 어떠냐에 따라서 흥하고 망하기를 선택하겠지만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밀리터리 마니아들은 다른 부분을 눈여겨볼 수도 있겠지요. 지금까지 역사 드라마를 두고 많은 분들이 줄기차게 수정을 요구했던 사항 중에 하나가 활 쏘는 방식과 환도의 패용 방식이었습니다. 국궁의 경우 쥠손은 서양과 달리 엄지와 둘째손가락 사이에 끼워 잡습니다. 서양에서야 영화에서처럼 둘째와 셋째에 끼우죠.
 
우리나라가 활로 유명하다 보니 사극에서 활 쏘는 장면은 꽤 나왔습니다만 그간 서양식 형태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근자에는 전통 사법대로 쏘는 변화가 일어났지요. 단순히 살을 쥐는 방법뿐만 아니라 활 자체를 쏘는 방식도 꽤나 전통적인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다른 것들도 드라마적 재미를 위한 허구로 몇 가지 변화를 주는 정도야 용인해줄 만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최근까지도 환도의 경우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띠돈을 사용한 패용 방식이 아니라 그냥 손에 덜렁 쥐고 나오거나 하는 모습들 말입니다.

그런데 뿌리 깊은 나무에서 병사들의 도열 모습 중에 바로 환도를 패용한 모습이 나오더군요. 띠돈에 칼이 걸린 모습 말입니다. 띠돈이란 허리 벨트에 따로 칼을 걸기 위한 고리를 만들어놓은 것을 말하는데 종류에 따라 분합띠니 회전형이니 하지만 그냥 칼걸이 정도로만 알아도 충분하죠. 거기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칼자루가 뒤로 향하도록 그리고 칼끝은 앞쪽 아래로 내려오게 착용하죠. 이렇게 차는 것은 활동이 편하도록 하는 것인데 주 무기가 칼이 아닌 활인지라 활쏘기에 편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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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부사왜접도>를 보면 한일 간의 도검 패용 방식의 차이가 눈에 띄는데 일본의 패용 방식은 잘 알다시피 허리에 끼워 넣고 칼자루가 앞으로 오도록 착용하죠. 이는 칼을 쉽고 빨리 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역시 주로 사용하는 무기가 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띠돈 방식의 착용이 한반도에서만 특화된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시기 유럽이나 중국 쪽에서도 띠돈 방식을 이용했으니 말입니다. 역시 이런 것은 어떤 특성이라기보다 활이나 총 등의 무기를 사용하기에 걸림이 없기 위함이니 장거리 무기가 발달하면 할수록 칼은 보조 무기로서 패용의 편리함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조선후기에는 허리띠에 바로 끼워 넣는 방식도 사용했습니다만 그것 또한 칼을 주로 사용하기 위해서 칼자루가 앞으로 오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조총 등의 화기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뒤꽂이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조총을 쏠 때는 활과 달리 완전히 서서 쏘기보다는 앉아쏴 등의 형태를 취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는 띠돈조차 불편하죠. 그렇다고 칼을 빼고 다닐 수도 없는지라 허리 뒤로 돌려 허리띠에 끼워 넣는 것이죠. 물론 띠돈을 뒤로 돌리기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실전에서는 여러 가지 도검 패용 방식이 이용되었다 할지라도(등에 메거나, 허리에 차거나, 수직으로 차거나, 수평으로 차거나 등등) 공식석상에서나 대중적인 형태는 역시 띠돈을 이용해 칼자루가 뒤로 가도록 하는 것이 메인이었고, 그러한 방식이 주류였음에도 우리 방송에서는 그러한 장면을 참 보기 힘들었지요.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정말 어쩌다가 한 번 나올 정도였고 심지어 병사들이 사열할 때조차 칼을 손에 쥐고 있는 모습들이었습니다만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제대로 보여주었네요. 정말 고무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바로잡아 가다 보면 언젠가는 정말 완벽하게 제대로 된 고증으로 사극을 볼 날도 오겠지요.
 
[역사/문화]  조선의 속사정
권우현 | 원고지와만년필
2013.04.15
 

알고 보면 지금과 비슷한 '조선의 속사정'
조선시대에도 출산휴가가 있었다? 조선시대에도 만우절이? 예나 지금이나 술이 문제였다고? 애연자와 혐연자의 담배논쟁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노비에서 왕까지, 조선을 이루었던 모든 이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조선시대의 진정한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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