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외 잡담

*
어제오늘 편집일을 조금 하다보니 전문가란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뭔가를 정확히 해내려면 무릇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인데,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의 나를 보니 어째 점점 더 답답해지는 것이다. 어쨌거나 김 주간님의 지도 아래 편집 일을 시작해서 빨간 기와 개정판을 준비 중이다. 내가 한 번 보고 김 주간님에게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내가 인디자인으로 본문을 수정하는데, 무슨 생각을 하며 내가 원고를 봤는지 본문을 수정하다보면 헛웃음이 막 나오고 그런다. 뭐... 기본기 부족을 실감하며 지도를 받고 원고를 한 이백 페이지 정도를 보니 어느 정도 감은 온다. ㅎㅎ 문제는 감이 오는 정도로는 안 된다는 거.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
더 큰 문제는 편집자가 교정교열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기획이나 심지어는 마케팅까지도 일정 부분 담당해야 하는 몫이 있는데, 어떤 원고에 대해서는 도저히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다. 좋은 책을 내는 것은 출판사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어찌 되었거나 독자를 생각 안 할 수는 없고 더더욱이나 독자의 성향은 누구도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다는 것. 오직 오차를 줄일 뿐. 뭐, 다른 일은 안 그렇겠냐마는.

*
얼마 전에 깃발 누님이 전자책에 대해 설명하러 회사에 왔었다. 그때 내가 느낀 점은 '아, 이 사람은 정말 전문가구나' 라는 것이었다. 결과야 어찌 됐든 간에 그분은 자신이 팔고자 하는 물건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막힘없이 설명할 능력이 있었다. 무릇 전문가는 그래야지.
그리고 김 주간님에게도 내가 빨간 기와를 수정하다가 의문이 나는 것을 전화로 물어보면 어떤 것이든 즉석에서 바로바로 설명이 나온다.
끙, 전문가.

*
근데 어제 김 주간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편집에는 정답이 없다."

아, 그렇구나 하고 돌아서서 생각해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다. 뭔고 하니,

"영업에는 정답이 없다."

...


음, 세상이 다 그렇지.

by 작은울 | 2009/07/02 21:10 | 출판일기 | 트랙백 | 덧글(0)

경력자

경력자1

새로 영업일을 볼 분이 들어왔다. 이분은 예전부터 이쪽 일을 상당히 많이 해보셨다고 하는데, 말하자면 경력자다. 오늘 하루 같이 일을 했는데 와서 일을 정리하는 걸 보니 - 어떤 분야 건 - 회사에서 될 수 있으면 경력자를 뽑으려고 하는 이유를 알겠다. 말을 잘 알아듣고 무엇보다 일을 하는 체계가 있다.


경력자2

(투고원고에 대한 내용은 삭제)
오래된 소녀 같은 책은 난해한데다 감정에 동화되지 않으면 읽기 힘든 책이지만 뭔가 강력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좀 암담하다. 과연 이만한 힘을 내포한 원고를 또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by 작은울 | 2009/07/01 00:03 | 출판일기 | 트랙백 | 덧글(0)

카지노 시크릿

나는 이 책을 그저 단순히 실용서(?)라고 생각했었는데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왜냐하면 책의 반이 사람들이 카지노 - 정확히는 '바카라'라는 게임 - 에서 어떻게 파멸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머지 반의 3분의 1정도는 바카라라는 게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고 그 나머지는 책의 부제에 붙은 것처럼 '카지노에서 언제나 승자가 되는 비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근데 이 비결을 보니 정말 도박 근처에 그다지 가고 싶지가 않다.

간단하게 말해보면,

카지노에 들어가기 전엔 과거를 잊어야 하고, 주변 정리를 해서 마음이 평안한 상태여야 하고, 감정은 완전히 배제하고 이성적이 되어야 하며, 들어가기 전에 설정한 목표를 절대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서둘러서도 안 되고, 게임과 관련한 인간 관계도 배제해야 하며, 이것을 절대 놀이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그것 뿐인가? 징크스에 빠지지 말고, 동업도 하면 안 되고, 절대 큰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급전은 절대 쓰지 말며, 이겼을 때 번 돈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테이블에서의 테크닉은 훨씬 더 치밀해야 하는데, 각각의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말은 절대 욕심내지 않으면서 빨리 자리를 뜨는 것에 대해서다.

다 읽고 나니 드는 생각.

카지노에서 승자가 되고 싶은가?
그냥 착실히 벌어먹고 살겠습니다요. (ㅡㅡ;)ㅋ



카지노 시크릿/진킴/새움출판사/12000

by 작은울 | 2009/06/28 18:28 | 문화 | 트랙백 | 덧글(2)

평화인문학 5기 수료식

평화인문학
평화인문학 이모저모

 수감자들의 소감.

  1. 다음 강좌에서는 흥미로운 역사/여행과 관련한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2. 현대사와 근대사 강의를 심화된 내용으로 제시해 주면 좋겠다.
  3. 교도소에서 제공되는 기능교육보다는 인문학 교육이 좀더 제도화되었으면 한다.
  4. 평화인문학 강의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깨닫게 해준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5. <고사성어>를 통한 역사, 근자에 벌어졌던 <시사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한 강의도 있었으면 좋겠다.
  6. 아무 기대 없이 강의를 들었는데, 뜻하지 않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7. 기존의 교정 교육보다는 인문학과 결합된 인성교육이 훨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8. 이번 강의를 통해서 스스로의 정체성/소통문제/ 사회와의 연관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9. 운 좋게 강의를 들었는데, 다른 수용자들도 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10. 평화인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얻었다는 느낌과 함께, 동시에 무언가 늦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11. 닫힌 공간에서 탈출하기 위해 강의를 들었는데 행복했고 쾌적한 느낌이었다.
  12. 평화인문학 교육과 관련한 좀더 심도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13. 한달 간의 강의가 평생의 고민보다 더 구체적이고 소중한 깨달음을 주었다. 출소 후에도 인문학 공부를 하고 싶다.


이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 무척 궁금하다. 한 번 지펴진 이 불씨가 앞으로도 꺼지지 않고 남았으면 좋겠다.

by 작은울 | 2009/06/28 16:07 | 한마디 | 트랙백 | 덧글(0)

불편한 것들

1. 외근을 다니면 불편한 것들을 많이 본다.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이 헌혈이다. 광화문 쪽에서 아주머니들이 피켓이나 판때기를 하나들고서 헌혈하고 가세요 하며 지나는 사람들을 붙잡는 걸 보면 늘 눈에 걸린다. 바쁘다, 하고 핑계를 대지만 그래도 마음이 않좋다. 나는 헌혈이라곤 딱 세 번을 해보았다. 모두 군시절에 했던 것들이다.

2. 다음엔 서명류다. 주된 것이 굶는 아이들에 관한 것.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가던 길 멈추고 서명하는 게 어렵다. 오히려 걸음이 더 빨라지고 그들의 눈을 외면하거나 뭔가 생각에 잠긴 척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강남쪽으로 외근을 나갔을 때 아주머니들이 굶는 아이들을 돕자며 서명을 해달라고 하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나는 거의 충동적으로 가서 평소 이런 것에 매우 협조적인 척 선뜻 서명을 했다. 그런데 그런 내 연기가 무척 잘 먹혔던지 아주머니는 기부금을 부탁했다. 난 거기에도 선뜻 응했다. 선뜻 응했던 것엔 이 기부가 일회성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있었고 대략 만원 정도면 그리 '아깝지' 않다는 계산이 있었다. 근데 그걸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속적인 기부에 대한 것이었다. 내 마음엔 잠시 갈등이 있었지만 거기에도 대뜸 서명을 했다. 매달 1만원씩 1년. 뭔가 마음이 아리송했다. 잘 한 건지, 당한 건지.

3. 주로 지하철을 이용하다보니 불분명한 발음으로 '도와주세요'를 외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저들은 어째서 저렇게나 초라한 몰골로 구걸을 하고 다니는 것일까. 어딘가 조직에 얽매여 있든, 아니면 자발적(?)인 것이든 그들의 모습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노숙자들은 더욱 그렇다. 그들은 마음의 어떤 부분이 파괴된 것 같다. 기독교가 욕을 많이 먹지만 그중엔 좋은 사람도 있어서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삶의 의지를 지피려고 노력하는 목사님도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반응은 무기력 또는 허세라고 한다. 무기력은 돈푼이나 달라는 것이고 허세는 그 돈 받고 어떻게 일하냐는 것이다.

내 얕은 마음에서 그들을 헤아리게 되면 나는 무척 불편하다. 내 안에도 부서지다 만 부분이 있다. 그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by 작은울 | 2009/06/21 20:15 | 출판일기 | 트랙백 | 덧글(2)

수금

오늘은 대형서점 외 굵직한 도매상을 돌면서 수금. 도매상 네 군데(출판협동조합, 북플러스, 북센, 학원)외에 지난 번에 영풍에서 받지 못한 어음까지 찾으러 감.

1. 한국출판협동조합

대충 위치와 노선을 보고 돌 순서를 정했다. 먼저 광흥창 쪽 출판협동조합으로 갔는데 약도엔 광흥창역 4번 출구에서 5분 거리라고 했는데 실제 찾아가보니 15분 거리였다. 그것도 한방에 못 찾고 한 번 지나쳤다가 되돌아 옴. 어쨌거나 그렇게 겨우겨우 1시에 맞춰서 갔더니 사무실에 사람이 없다 ㅡㅡ; 한 10분 기다리니 직원들이 하나둘 씩 들어오기 시작. 먼저 와 있던 두세 사람이 지불을 받기 시작했는데 앞서 있던 사람들과 뒷사람들의 입금표를 슬쩍보니 전부 30, 50, 70만원 정도.
대출금 삼백 얼만가를 제하고 이백 얼마를 어음으로 받은 후 광흥창역으로 이동. 광흥창역 옆에 김밥천국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신촌역으로 가서 2호선을 타고 을지로 입구역에서 하차


2. 북플러스

을지로 입구역 3, 4번 출구 쪽에 리브로가 있는데 북플러스 수금은 이곳에서 한다. 여기는 예전에도 몇 번 들렸던 곳이라 쉽게 찾아갔는데, 정기 지불일이라서 그런지 벌써 영업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음. 근데 앞서 조합에서도 그랬지만 출판사들이 지불받는 금액은 정말 작은 액수였다. 내 뒤쪽은 모르겠는데 앞에서 받는 출판사들은 대략 50에서 많아야 8, 90만 정도였음. 내 차례가 되어서,
 
"새움은 얼마에요?"

하고 물으니 직원이 "새움 XX만 원요"하고 대답. 굉장히 떠들썩한 분위기였는데 'XX만원'이후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짐 ㅡㅡ;; 이거야 원.


3. 북센

대학로 근처라고 들어서 혜화역까지 가서 어디로 가야되나 싶어 북센에 전화를 했더니 출판영업인협회로 가라고 함. 출판영업인협회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모른다고 인터넷에 찾아보란다. ㅡㅡ; 할 수 없이 플래닛미디어 임부장님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종로6가 대학천로에서 다시 전화를 하란다. 4호선타고 동대문역에서 하차. 몇 번 출군지는 까먹었는데 여튼 종로5, 6가로 나가는 안내판이 있어 거기로 나가서 사람들에게 대학천로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전부다 모른다고 함. ㅡㅡ; 그래서 책 파는 도매상 많은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어디라고 가르쳐 줌. 5분 걸으니 대학천 상가가 보이고 거기서 임부장님께 전화를 하니 위치를 알려주셨다. 거기도 영업자들이 많았고, 사람들이 많이 오르내리고 있었고... 분위기나 지불 금액들도 북플러스와 비슷했음.

"새움 얼마에요?"
"새움 XX만 원요."

ㅡㅡ;
주위가 조용해짐.


4. 용두동 학원 서적

4호선 타고가다가 동대문운동장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성수역으로 이동. 성수역에서 신설동행 2호선으로 갈아타고 종착역 용두동 방면 출구로 나감. 전화를 하니 경찰서 골목으로 쭉 들어오다가 럭키마트가 보이면 그 골목으로 들어오면 된다고 했는데, 아무리 가도 럭키마트란 곳이 보이지가 않았다. 배달하는 아저씨에게 럭키마트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이미 지나쳤다고. ㅡㅡ; 가르쳐 주신 위치로 가니 럭키마트가 아니고 친절마트. 럭키마트가 아닌데... 하고 생각하며 그 골목으로 들어가니 학원서적 간판이 보였다. ㅡ_ㅡ;; 아무래도 내가 뭔가 잘못들었던 모양. 들어가니 사람들이 부산하게 책을 나르고 있었고 경리과라고 간판이 보이길래 들어가 새움출판사에서 왔다고 하니 밖으로 나가서 3층으로 올라가라고. 그때 시간이 네 시 정도였는데 시간이 늦어선지 영업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서점 쪽 노트에 출판사들 지불 금액이 적혀있었고... 우리 쪽에 사인을 하고 어음을 찾아서 영풍으로 이동.


5. 영풍 문고

여긴 사실 갈 곳이 아니었는데, 예전에 내가 멍청하게도 입금표를 달랑 하나만 들고가서 어음 두 개를 찾아야 하는데 하나밖에 못 찾아 온 적이 있어서 할 수 없이 갔다. 2호선을 타고 건대입구역으로 이동, 7호선으로 갈아타고 논현역 하차, 2번 출구로 나가서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가면 눈에 확 띄는 까만 유리 건물이 영풍문고 본사. 다섯 시까지가 지불 시간인지라 조금 초조했는데 다행히 4시 55분 경에 도착.

"전에 못 찾은 어음 때문에 왔는데요."
"저희 지불 끝났는데요."
"네?"
"지불 두 시에서 네 시 까집니다."
"전엔 다섯 시까지라고..."
"정기지불 때만 다섯 십니다."
"ㅡ_ㅡ;;;;;"


*
7호선 고속터미널 역에서 하차, 3호선 갈아타고 경복궁역으로 이동(망할, 지하철에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지, 앉을 자리가 없었음 ㅡㅡ+), 경복고교 출구로 나와서 버스를 타고 회사에 도착하니 여섯 시 십 분이던가... 돌아와 사장님께 어음드리고 대충 분위기를 얘기했더니 출판사들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고. 나야 뭐 아직 초보라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지만 오늘 본 지불 금액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십분 동감.

*
오늘은 여친의 월급날이라 후다닥 나옴. 뭐 맛있는 거 먹자길레...
ㅎㅎ 배고프다.

by 작은울 | 2009/06/15 20:38 | 출판일기 | 트랙백 | 덧글(0)

드레그 미 투 헬



얼마 전 여친이 이 영화의 시사회 관람권 두 장을 구했다고 해서 같이 보러 감.
보고 난 소감은.... 에... 참으로 경계가 모호한 영화랄까, 뭐 그런 느낌이었음.
분명 무서워야 할 장면에서 나는 왜 그렇게 어이가 없고 실소가 자꾸 터지는지.
가장 웃기는 장면은 - 공포영화에서 웃기는 장면이라니 ㅡㅡ; - 제일 마지막 장면. 그 장면이 가장 웃기다는 게 아니라, 마지막 모습을 보니, 그 전에 주인공이 무덤에서 온갖 똥폼을 다 잡는 모습이 떠올라서.....

한 줄 평 : 공짜라서 다행이었다.

by 작은울 | 2009/06/14 19:46 | 문화 | 트랙백 | 덧글(2)

뜻밖의 일

어제 외근 나가서 경복궁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이쌤에게서 전화가 왔다.

"야, 너 내일을 여는 작가에 글 냈었냐?"

내 놓고도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를 하셔서 물으시니 당황스러웠다.

"아, 네... 내긴 냈는데..."
"너 작품 제목이 뭐냐?"

그것도 하도 갑작스러워 제목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물어물하고 있느니 이쌤 왈,

"너 예심 통과했더라?"
"네?"

그러면서 이쌤은 자신은 예심을 보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어쨌거나 나중에 한국작가회의에 확인을 하고 나서 내가 응모했던 작품을 확인. 근데 당시에 내가 수정했던 원고가 어디있는지 찾지 못하고(대체 어디에ㅡㅡ;;) 예전 원고를 보았다. 그걸 보고 있노라니, 예심만 통과하길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게 만에 하나 당선에 되서 사람들 앞에 펼쳐질 생각을 하니.... 무지하게 끔찍하다. 어쨌거나 250편 중에 11편 안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뭐, 나도 글을 못 쓰는 건 아니구나 싶어 기분이 훨훨 날아간다 나쁘진 않다.

by 작은울 | 2009/06/13 22:15 | 살면서 | 트랙백 | 덧글(2)

출판사들은 책으로 승부하자

근래에 직장에서 낸 책 중에 한 권이 나온 지 열흘에서 두 주 정도 되는 기간에 예스25에서 판매 순위가 종합 4위로 펄쩍 뛰어오른 일이 있었다(현재도 5위권 내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중). 근데 사장님에게 묘한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한다. 예스25에서 사재기를 한 게 아니냐고 말이다. 예전에도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긴 하다. 어딘가 서점에서 갑자기 순위가 펄쩍 뛴다거나 하면 분명 사재기를 한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움'은 사재기 같은 건 절대 하지 않는다. 내가 본 사장님의 자존심도 자존심이거니와 나 또한 그런 예산이 집행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솔직히 사재기하는 출판사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과 작가와 출판사의 역량 그 자체로 승부하지 못할 것 같은면 무엇때문에 출판업을 하고 있는 것인가? 차라리 그런 잔머리로 차라리 다른 것을 할 것이지.

온라인 뿐만 아니라 매장의 사재기 행태에 대해서도 - 이 업에 종사하다보니 -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난 차떼기란 것이 정치판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출판업에도 존재한다고 한다. 장부 상 숫자만 왔다갔다하고 출판사에서 나와 매장에 나가지도 않은, 서점 창고에 쌓여있는 책을 되사서 싣고 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효율로 따져볼 때 다른 광고를 치는 것보다 몇 배의 이득을 얻는 것이다. 어떤 거대 서점에서는 윤리경영을 내세워 현재 그런 행태는 없어졌다고 하지만 이른바 '아르바이트' 작업은 어떻게 제지할 수 없어 눈 감고 넘어간다고 한다.

본인들이 한다고 우리도 했다고 생각하진 말아주길 바란다. 정말 책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 다른 잔머리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책으로 승부하자.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by 작은울 | 2009/06/09 20:04 | 출판일기 | 트랙백 | 덧글(0)

영업 단상

*영업인의 필수품 중 하나

우산. 어제(2일)는 거의 날벼락 수준.


*매대 전쟁

옛날 사장님이 직원 시절엔 매대 전쟁이 일종의 영업자들 간의 자리 싸움 비슷한 양상이었다고 한다(오프 서점, 그것도 다른 건 빼고 매장만 볼 때). 말하자면 서점의 매대 관리자들에게 우리 책 좀 잘 보이게 깔아주세요 하는 정도였다는 것. 사실 서점 입장에선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일 테니, 잘 나가는 책을 많이 깔아서 더 잘 나가게 했을 것이고, 그러면서 영업자들이 앞다투어 서점의 관리자들에게 우리 책도 저렇게 좀 깔아주세요 했겠고, 그와 관련해 아마도(틀림없이) 일부 돈 많은 출판사들이 돈으로 일부 관계자들을 구워 삶거나 아니면 서점 영업팀에게 제안을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아마도(틀림없이) 썩은 냄새가 났을 것이고 그것이 불거졌을 때 서점 측에선 아마도(?) 때는 이때다 싶어 기본적인 매대(신간, 베스트 등등) 외엔 모두 돈으로 사도록 규정을 짓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쨌거나 과거의 매대 전쟁은 순수하게 좋은 책(또는 영업자의 역량)이 좌우했다면(물론 그런 측면이 무시되는 건 아니다. 무시되는 게 아니라 아직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설명) 지금은 이 전쟁의 양상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다.

광화문 A문고는 분기별로 매대를 내놓는데 그 접수를 받는 게 분기의 마지막 달 첫날부터다. 그래서 지난 1일 점심시간 이후(대략 1시 정도?)에 피오피 전달하고 매대나 하나 잡자 싶어 갔는데, 아니 이게 웬 걸. 석 달치가 너댓 시간만에 다 나가버린 것.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매대 광고 관리자에게 물어보니 아침 여덟 시부터 영업자들이 기다리다가 잘 보이는 곳은 다 잡아버린다고 한다. 이것도 몇 시간만 늦으면 돈 쓸 기회조차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또 A문고의 광화문 지점은 말할 것이 없지만, 외에 좀 외딴 곳에 있는 A문고 매장 같은 경우는 오히려 매대를 좀 사달라고 전화가 오기도 한다. 매대가 나가지는 않았는데 그곳에 놓을 만한 - 즉 팔릴 것 같은 - 책을 골라 해당 출판사에  매대를 좀 사라고 전화를 하는 것이다. 출판사에 따라 하기도 하고 하지 않기도 하지만 서점 영업자 입장에선 이것 또한 매대와 관련해 전쟁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by 작은울 | 2009/06/03 23:30 | 출판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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